신앙생활을 하면서 성경을 읽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던 것이 기도였다.
기도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기도하려고 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도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기도를 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나도 저렇게 기도해야 하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하면서 오랫동안 기도하다 보니 기도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나의 마음과 상황을 하나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다른 사람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까지 기도의 범위가 조금씩 넓어졌다.
아직도 기도를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래 기도하면서 내가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기도는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내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도를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다.
기도를 하려면 좋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고, 감사와 회개, 간구를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도 신경 쓰였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기도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편해졌다.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 때문에 속상했는지, 어떤 일이 걱정되는지 하나님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오늘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제가 지금 이런 마음이에요.”
“이 일이 너무 걱정돼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지 나 자신도 알게 될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기도는 점점 하나님 앞에서 내 마음을 숨기지 않는 시간이 되어갔다.
그리고 기도하면서 한 가지 습관도 생겼다. 기도하기 전에 성경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구하기보다 말씀을 읽고 그 말씀에 비추어 나의 상황을 바라보려고 한다.
성경을 읽다 보면 내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내가 구하고 싶은 것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방향이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에는 말씀을 읽은 뒤 그 말씀을 가지고 기도하려고 한다.
기도는 정해진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안에서 하나님과 나의 마음을 주고받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중보기도를 하면서 나의 기도도 돌아보게 되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기회도 많아졌다.
사람을 만나 안부를 묻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기도 제목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믿지 않는 친구들도 내가 “기도해줄게”라고 하면 고맙다고 이야기해주었고, 그래서 만남이 있을 때 상대방의 기도 제목을 물어보고 내 기도노트에 적어두곤 했다.
그리고 그 기도 제목을 하나씩 기도했다.
기도하던 일이 이루어지면 기도노트에 체크를 하고, 또 다른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기도 제목을 받으면 다시 적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적어 내려간 기도 제목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한 중보기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 그 기도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나를 위한 기도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작 나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을 구하는 기도를 충분히 하고 있을까?’
다른 사람의 문제를 놓고는 열심히 기도하면서 정작 나의 감정이나 삶,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깊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그렇게 기도하다 보니 오히려 나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때부터 기도의 방향을 조금씩 넓혀가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그들의 삶 가운데 참된 평안을 경험하기를 바라며 계속해서 중보기도를 한다. 동시에 나의 감정과 상황도 하나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린다.
“하나님, 제가 지금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제가 원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할 수 있게 해주세요.”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것도 기도이고,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도 기도이며, 나를 향한 하나님의 생각과 뜻을 묻는 것도 기도라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필요도 하나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사회와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기도의 대상과 내용이 조금씩 넓어지면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고, 기도 후에는 잠잠히 기다리는 연습을 한다
기도를 오래 하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무엇을 먼저 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다.
성경에서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을 읽으면서 나의 기도도 조금씩 돌아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내가 원하는 것, 해결되었으면 하는 문제,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기도할 때 내가 원하는 것만 계속 구하기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의 감정과 상황도 하나님께 숨기지 않는다.
내가 힘든 곳에 하나님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백하고,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기를 구한다.
때로는 마음속에 있는 감정을 그대로 쏟아내기도 한다.
걱정도 이야기하고, 서운함도 이야기하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이야기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이 분명할 때는 그것 역시 솔직하게 말씀드린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잠잠히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기도를 다 하고 나서 바로 일어나기보다 잠시 침묵하며 하나님 앞에 머무는 것이다.
사실 이 시간이 쉽지는 않다.
아무런 느낌이 없을 때도 많고, 기도하자마자 특별한 말씀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조금 더 기다려보려고 한다.
당장 무언가를 듣거나 특별한 경험을 해야만 기도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아무런 느낌이 없어도 하나님 앞에 가만히 있는 연습을 한다. 내가 원하는 답을 빨리 얻으려고 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을 믿고 잠잠히 기다리는 것이다.
물론 나도 여전히 기도하면서 조급해질 때가 많다. 내가 원하는 답을 빨리 받고 싶을 때도 있고, 기도한 후에도 계속 걱정할 때가 있다.
하지만 오래 기도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은 기도가 하나님께 내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시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도하면서 나의 마음을 돌아보고, 말씀을 통해 나의 생각을 바로잡고, 다른 사람을 위해 중보하고, 하나님의 나라와 뜻을 구하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하나님 앞에 머무는 것.
그 모든 과정이 내가 지금 배워가고 있는 기도의 모습이다.
기도하는 방법에는 정해진 하나의 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어떤 날은 길게 기도하고, 어떤 날은 짧은 한마디만 할 수도 있다. 감사가 넘치는 날도 있고, 눈물로 기도하는 날도 있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아 조용히 하나님 앞에 있는 날도 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기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기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래 기도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 것은 기도는 말을 잘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과 관계를 맺어가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나를 위해 기도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잊지 않고, 기도한 후에는 내가 원하는 답이 당장 오지 않더라도 잠잠히 기다리는 것.
아직 나도 그 과정을 배우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기도할 때 나의 필요만 바라보기보다 하나님께서 바라보시는 곳을 함께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내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삶을 위해 기도하고, 내가 살아가는 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무엇보다 나의 마음과 삶도 하나님께 계속 내어드리는 기도를 하고 싶다.
기도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하나님께 계속 나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
지금의 나에게는 그것이 오래 기도하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기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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